2024.8.11 (일) ~ 2024.8.15(목) : 4박5일 일정
우리 아이들은 2024년 현재 초3, 6세 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이 핸드폰을 매우 좋아합니다.
집에서는 핸드폰을 안하는것을 철칙으로 하지만 할머니와 함께라면 언제나 부모의 의견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할머니는 외삼촌집으로, 우리 4가족은 대전역에서 경주로 향하는 길입니다.
할아버지가 8/7(수) 밤에 갑자기 편찮아 지셔서 할머니 얼굴에 근심이 많으십니다. 할아버지가 다시 건강해 지시기를 우리 가족 모두가 기원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4인석 KTX 를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차를 끌고가기 보다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어쩔 수 없지요.
주로 국내여행만 다닙니다.
비행기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서 제주도는 2-3회 가봤지만, 어차피 제주도를 가나 동네 수영장을 가나
우리 아이들은 수영장-숙소를 잘 벗어나지 않습니다.
항상 그렇듯 신나게 놀고 잘 먹고 퍼질러 자고 편하게 쉬고 넷플릭스 보고
이게 무한반복이기 때문에
굳이 값비싼 항공료 내면서 외국 갈 이유가 없습니다.
국내 물가가 비싸다고 해도 해외 나가면 그만큼 공항에서 시간을 지체하고 체력적으로도 아이들이 많이 힘듭니다.
또한, 먹을게 별로 없습니다. 주로 향신료, 매콤함, 기름진 음식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내와 저는 20-30대 시절 해외여행 다녔을 때만큼은 식사,체력 문제가 충분히 감당가능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먹는게 부실하고 자기 임계치의 체력방전을 겪고 나면 속된말로 금방 맛이 가버립니다.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끼고, 업어달라고 합니다.
먹는것에 투정도 잘 안합니다. 그냥 본인이 먹기에 맛이 없으면 그냥 안먹어 버립니다.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도 안합니다.
2차성징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한 연령의 아이들은 항상 따스한 공기밥과 기름이 적은 부드러운 단백질을 포함한 음식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저 나이 되도록 병원에 입원 한 번 안한 이유는 최대한 먹을 것들을 아이들에게 맞춰주는 덕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것도 있고 다치지 않았고 지금껏 건강하게 지내준 것에 대해 아이들과 신께 매우 감사한 일이긴 합니다.
저희의 노력도 있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나준 것에 매우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되도록 고생시키지 않는 선에서 휴가를 즐기려고 하다보니 저희 아이들은 해외를 한 번도 안나가 봤습니다.
때가 되면 영어권 선진국가로 나가보려 합니다만, 우리 부부보다 잘 걷고 잘 먹고 음식 가리지 않고 체력회복이 빠르고
이런 상태가 되면 시도할까 합니다.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즈음이 되지 싶습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많을 나이가 되면 자기들이 먼저 해외를 주장하지 싶습니다.
라한호텔은 제가 8년 전쯤 처음 와 봤는데, 그 당시 경치에 반해 아내가 늘 다시 가보고 싶다고 줄곧 주장했던 곳입니다.
학교 다닐시절 경주는 늘 수학여행의 메카였죠.
좁은 방안에 반 아이들 다 때려넣고 식사는 식판에 나온 콩나물국과 보잘것 없는 쌀밥데기들
그래도 재미있다고 베게싸움에 코피터져가며, 선생님들께서 '조용히 해 이 멍멍이 열여덟 귀여운 아드님 들아' 라는 심한 욕을 날리시더라도 잠 안자가며 밤 늦게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다가 장난치다가 지쳐 잠들었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때여서 술을 마시거나 할 엄두는 내지 않았지만, 불국사나 각종 유적지를 돌아다니느라 다리가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경주는 그래서 뭔가 고급스런 이미지라기 보다는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던 시냇가 같은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보문 호수 주변이 개발되고 힐튼을 비롯한 각종 호텔이 자리잡으면서, 적어도 한강 이남권에서는 부산을 제외하면 가장 발전한 관광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한옥 양식의 문화재들을 보는것이 저는 별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냥 깨끗한 환경에서 호수의 아름다움을 배경삼아 아침의 맑은공기 마시며 산책하는것이 꽤 큰 즐거움입니다.
호텔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대부분의 시설들이 있습니다. 오락실 정도 하나 지하에 추가하면 아이들과 놀기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의자에 앉았는데 의자가 가볍고 편해서 구글에 검색해보니 LifeStyleGarden 이네요.
요 의자였는데 의자가 매우 가볍습니다. 그래서 밀고 끌기 매우 편합니다. 앉아있기도 좋네요. (링크)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지하에 식당이 있습니다. 마치 백화점의 푸트코트 같은 느낌입니다.
가격은 일반 식당보다는 당연히 좀 비쌌지만, 호텔 조식이나 석식부페에 비하면 혜자입니다. 음식 퀄리티도 그만큼 좋습니다.
라한호텔 방문하실 분들은 식사시간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호텔부페를 좋아하긴 하는데 먹는양이 작다 보니 가성비면에서 꽤 후진 선택일때가 많습니다.
많이 먹기 싫고 깔끔하게 단촐하게 먹고 싶다. 하지만, 호텔 근처에서 해결하고 싶다 하면, 마켓338 이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음식점은 대략 6개 정도 입점해 있습니다.
중식, 일식(돈가스, 소바 위주), 햄버거, 이탈리안(피자,파스타), 태국식, 한식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면 핸드폰으로 문자가 오고 음식을 수령하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쌀이 맛있으니 아이들 데리고 오기 매우 안심됩니다.
새콤하고 얼큰한 국물이 죽여줍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합니다. 카드만 가능합니다.
버거집이 저 너머로 보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경주산책' 이라는 카페를 방문합니다.
카페이면서 동시에 서점같은 공간입니다.
다양한 책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비닐로 봉합되지 않은 책들은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이미 제주도 놀러갔다 왔고, 그 여행을 위해 아내가 이미 다 사준 상황이라 중복지출을 피했습니다.
절약은 언제나 옳죠.
한글을 빨리 뗀 편이라 혼자서 술술 잘 읽습니다.
자존심도 세고, 언니한테 지기 싫어하고 (언니는 초3),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는 큰 목청과 울음소리로 엄마의 혼을 쏙 빼 놓더니 뭐든지 빠릅니다. 키도 또래보다 압도적으로 크고, 머리 둘레도 압도적으로 크고 (이건 지 애비 닮은 듯), 책읽기도 압도적으로 잘 읽고
누구나 저 나이에는 내 아이가 천재같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천재는 인생의 행복과는 아무 상관없는 꼬리표죠. 그저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즈그들 나름의 노력의 결실을 얻어가면서..
흔한남매를 좋아하는 초3 큰아이는 만화책만 주로 읽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편은 아닙니다. 큰애는 책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공부도 별로 안좋아하구요.
유튜브 랜덤플레이 댄스를 재생시켜놓고 아이돌 걸그룹의 춤을 따라 추는걸 매우 좋아합니다. 춤도 곧잘 추죠.
라한호텔 수영장입니다. 실외부분이구요. 안쪽의 실내수영장이 더 좋습니다. 아이들이 놀기에는.
햇빛을 받으며 노는 수영장이 좀 더 휴가에 걸맞긴 하나
햇빛은 노화의 주범이고 제 피부와 아이들, 아내의 피부는 소중하기 때문에 가급적 오후 2시 ~ 오후 5시 사이에는 실내수영장에서만 놀았습니다.
보문호수와 수영장은 이어져 있지 않습니다.
아이는 제 핸드폰으로 물속에서 즐거운 시간들을 기록해둡니다.
실내 레인풀 수영장이 아니고서야, 수영모자는 필수가 아닙니다만,
야외수영장 이용시 캡모자 혹은 햇모자가 있는것이 좋습니다. 햇빛이 매우 강합니다. 썬크림 떡칠은 기본이죠.
식사 할 때 불편함 없도록 둘째가 알아서 머리띠를 뒤로 넘겼네요. 알려주지 않아도 특이하게 술술 잘하는 둘째
동궁과월지 입장료는 소인 1000원, 대인 3000원 입니다.
야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야간에 방문 가능한 경주의 관광지로는 여기가 제일인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한국적인 양식의 건축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관광지는 그냥 과거 건물 하나 띡 올려 놓고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근데 그 건물도 당시의 건물이 아니라 다 복원한겁니다.
남아있는 건물이 없는 상태에서 복원한것도 김빠지는데, 전국 어디나 건축양식이 다 똑같습니다. 땅이 작아서 그러하겠지만, 그래도 관광지라하면 뭔가 이지역, 저지역 좀 다른맛이 나야 하는데 그런게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옥건축양식을 갖춘 관광지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40대 중년이고 닳고 닳았고
새것들인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그냥 조명빨인 것 같습니다만, 다들 예쁘다고 여기저기서 칭찬 일색입니다.
동궁과월지 이름의 유래
원래 조선시대때부터 이 곳을 '안압지' 라고 불렀습니다.
안압지라는 이름자체에서는 '망한 신라의 호수' 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름 자체가 신라가 망했다는 느낌을 주고, 천년고도 경주의 슬픔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2000년대 유적 발굴 중, 신라시대에는 이 곳을 '월지' 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왕의 아들 (세자) 이 거주하던 공간이라 '동궁' 이라는 이름을 같이 적용하여
" 동궁 & 월지 = 동궁과 월지" 라 부르기로 정했답니다.
'월지' 라는 이름은 처음에 추론하기로는
'달 월(月)' + '연못 지(池)' 라 해서
달이 잘 비추는 연못인가? 했는데 망상이었습니다.
그냥 '월성' 과 가까이 있던 호수라서 '월지'라고 이름 붙였다 합니다.
개인적으로 '동궁과월지' 라는 이름보다는 그 유적지 전체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이름이 더 있었을텐데 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동궁과월지 보다는 '동궁루' 혹은 '세자월지' 같이 좀 이어지는 이름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동궁과월지.....뭐뭐와 뭐뭐..... 이수일과 심순애... 서수남과 하청일......서태지와 아이들... 이치현과 벗님들....
이런 이름은 별로 와 닿지가 않습니다. 연계성이 단절된 느낌이라, 그 주변을 아우르는 느낌보다 별개의 무의미한 두개를 갖다 붙여놓은 느낌이라 싫어합니다.
이 곳에는 옛 세자들이 머물던 궁궐의 터가 있습니다.
궁궐터와 호수가 같이 어우러져 예쁜 정원을 품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생까지는 이 곳을 국사책에서 '안압지' 로 배웠다고 하며,
2000년대 생들은 '동궁과월지' 로 배운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것을 아무것으로 볼 수 있어야 창의력이 생긴다는게 박웅현님의 워딩이십니다.
그래서 거기에 인문학이 필요하고, 무심한듯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다른 눈으로 볼 줄 아는 여유와 관심이 생긴다고 합니다.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세종 도서관에서 주로 책을 빌려봅니다. 역시 국립도서관이라 책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대학교 다닐때 이후로 책 빌려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휴가 때 책 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나이를 먹으니 이해가 됩니다.
다리가 비현실적으로 길어서 슈퍼모델, 패셔니스타를 꿈꾸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은 최대한 인정해주고 그쪽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저 뒤의 그림이 무어냐 물으니 물속의 징검다리라 하더이다.
제가 볼 땐 샤워실의 물 빠지는 그림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더니 아빠는 변태같다고 낙인 찍더라구요.
암만 봐도 저는 샤워실의 배수구멍으로 역동적으로 빠져나가는 물을 그린것이고 저게 때꾸정물 아니냐? 했더니 아이들이 얼굴을 찡그립니다.
상체는 동생하고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팔다리만 긴 초3 입니다.
둘째는 언니를 항상 의식하면서 삽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첫째는 롤모델이 부모고
둘째는 롤모델이 첫째고
언니가 하는건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둘째, 그러나 체력도 기운도 머리도 맏이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언니 따라하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새벽마다 기침과 가래가 많이 나와
아내와 아이들의 잠을 깨우기 싫어 새벽마다 호텔 로비에서 책을 읽었더니 체력이 좀 힘듭니다.
아내는 병원 가자고 재촉하였고, 저는 싫지만 아내의 말을 듣는것이 곧 가정의 행복임을 애초부터 알고 있던지라 병원을 갔습니다.
병원은 경주시내의 법원 근처에 쭉 놓여져 있는 의원-약국 거리를 방문했는데
거기 '모' 의원에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진료실 들어가자 마자, 기침가래가 새벽마다 나온다. 누런 가래가 나온다.
다른 증상은 일절 없다. 두통, 목아픔, 콧물, 재채기, 발열 일절 없다.
이렇게 제가 쭉 말했더니 의사는 아무말 없이 주사실로 가실게요. 하는겁니다.
지금 병이 뭐고 주사를 왜 맞아야 하고 이런 말은 아무 제시도 하지 않고 말이죠. 어안이 벙벙해서 주사실 문 앞에 있다가
간호사가 오더니 "주사 맞으실게요" 하면서 수액을 들고 오네요.
어르신들은 그냥 의사가 주는대로 치료 받고 그러나 봅니다.
1. 설명도 전혀 없으며
2. 수액이 무슨 성분인지도 암말 없고
3. 내가 수십단어 말할 동안 의사는 "네 가세요" 한 마디만 한것
4. 환자 동의를 먼저 구하지도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스리슬적 수액을 맞아야 하는 상황
요즘 환자들이 어떤 분들인데 이런식으로 아직도 영업하고 있는 의원을 보면서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냥 항생제 포함한 약만 주세요. 주사 안맞습니다"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아내에게, "거봐라 내가 안온다 하지 않았느냐" 했더니 민망해 합니다.
병원에서의 불쾌함을 뒤로 하고 식사에 매진합니다.
본 음식점의 마파두부는 꽤 괜찮았습니다만, 짬뽕은 약간 짭짜름 한 맛이 강하여 개인적으로는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경주의 어향원을 방문하실 분들은 짬뽕보다는 짜장면을 드실 것일 권합니다. 짜장면은 우리 아이들이 다 먹었습니다. 면발이 괜찮습니다.
황리단길을 방문해서 십원빵도 먹고 예쁜 소품샵도 들러서 아이들의 낭만도 채워주려고 했습니다.
황리단길을 들어서자 큰아이는 매우 좋아합니다. 길거리가 예쁘장하고 소품샵도 많고 사람도 많고 거리 자체도 깔끔하니 예쁘거든요.
무지개 쥬스를 꼭 먹어야 겠다는 둘째.
무지개쥬스를 받아들고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아내는 맛을 보더니 그냥 너무 달다고 하며, 아이에게 적당히 먹으라고 재촉합니다.
안그래도 둘째는 뼈나이가 좀 많은 편이라 당분과 기름기 섭취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무절제한 케잌섭취, 당분과다 음료수 섭취를 이어오다가 최근 1년 동안 많이 줄였는데, 이번에 놀러온거라 웬만하면 먹는것에 과도한 견제를 하진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그 정도를 넘어설 정도로 매우 달다고 하더군요.
저런 달달한거 먹으면 무조건 많이 걸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실제로 당분을 많이 먹거나 과식을 하면 무조건 걷는것이 잉여 탄수화물과 인슐린으로부터 좀 더 내 몸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식후 최소 20분에서 40분 걷기를 한다면 우리 몸에서 당분이 잘 대사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여행오면 대부분 이렇게 어지럽게 해 놓고 지냅니다.
씻어서 말린 무지개쥬스통이 눈에 들어오네요. 아이들은 저 통이 갖고 싶었던가 싶습니다.
아목시실린을 먹으면 설사할까봐 리팍시민을 처방하는 훌륭한? 선생님.
설사가 세균성이 아닌경우가 대부분인데 리팍시민은 좀.....ㅠㅠ
가격이 매우 비싼 그림으로, 구매하는건 내 소비 성향과 맞지 않았습니다.
이에 우리 큰딸이 나름 시 대회 미술 대상 수상경력자로, "아빠, 내가 그려줄게" 합니다.
대견하네요. 저 그림을 그려줄 수 있을지....ㅎㅎㅎ
미술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작은 브레인 스토밍이 일어납니다.
아, 물론 좋은 작품을 봐야죠.
길거리에 3만원씩 파는 해바라기 그림은 봐도 아무 감흥이 없습니다.
미술작품은 말로 표현이 안되는 내 머릿속의 신선한 작은 충격을 줍니다. 그래서 상쾌하고 청량합니다.
큰 딸에게 이거 그려달라고 할겁니다. 과연...ㅎㅎ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로비에 있는 바(Bar) 에서 부부끼리 한잔 하기로 합니다.
갑자기 편찮아지신 장인어른에 대한 이야기, 주변 가족들이 어떻게 사는지, 우리는 어떻게 지내는지, 요즘 우리 나이 또래 부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사는지 등에 대해 넓직하고 깔끔한 호텔로비에서 음료와 함께 이야기 합니다.
자몽에이드는 역시 가격이 나가는 편이라 그런지 맛있네요.
블랙러시안 칵테일을 먹고 싶었으나, 몸이 다소 피곤한지라 음료 시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언제나 부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 먹을 일이 생긴다고, 요즘 아내말을 듣는데 매우 노력중입니다.
주전부리가 매우 맛있습니다. 어떤 제품인지 알아보았고 구매하려 하였으나
'튀긴땅콩' 이라는 말에
부인이 사지 말라고 합니다. 근데 저거 꽤 맛있습니다. (맛사랑) 저 그릇으로 두개를 순식간에 비웠습니다.
술안주로 제격입니다.
하지만, 아내 말을 듣는 남편은 뭐다? 그저 옳다.
우리가 건배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유시간이기에 핸드폰을 하겠지요?
요즘 초3, 6세 아이들은 '로블록스'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
작은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각종 블럭들로 된 길을 점프하거나 달려가서 미션을 수행하는 게임인데 꽤 재미있어보이더군요.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시켜줘야 하느냐 마느냐?
사실 이건 쉽지 않은 문제 같습니다.
핸드폰 안하면 뭐 할게 있나요? 아이들이 하루에 8시간씩 공부할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이들에게 웬만하면 무제한의 자유를 주고 싶지만 역시 아내는 저와 다릅니다.
근데 은근히 아이들은 또 통제받는걸 안정감 느껴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스빈다.
본 글은
여행 마지막날 오전에 작성하는 글입니다.
호텔 조식을 마침표로 찍고 이제 우리 집으로 가는 KTX 에 몸을 실을 예정입니다.
즐거웠던 4박5일의 일정을 마무리 하며
내년에는 일본으로 가볼까 합니다.
현재 구몬일어를 데일리로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가서 일본어도 지껄여보고 떠들어 볼 예정입니다.
단, 아이들의 체력과 호기심이 받쳐준다는 전제하에.
내년에는 조금 더 큰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이땅의 부모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